산행지 : 계방산
일시 : 2007.01.14(일)
누구랑 : 한마음 이랑
코스 : 운두령-1492봉-정상-이승복생가-윗삼거리-아랫삼거리 (5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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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다가, 쉬다가 처다 보다가, 감탄 하다가 주저 앉아 보다가
뒹굴고 싶은 백설의 산에 하루 해는 너무나 짧았습니다.
산행때는 언제나 느림보 , 뒷풀이 불은 라면만 먹고 사는 거북이지만
산에대한 사랑과 열정은 광수생각 이상 이지요..
하늘, 산, 바람, 물, 그리고 세월을 사랑하는 사람!
안성산꾼 이예요?
오늘도 된장같은 산행기 올려 봅니다.
<1492 고지에서 곰돌이님, 혜명경님, 고집산꾼의 뒤 모습..>
휴일이면 늘상 그래 왔듯이
이번엔 신기루를 찾아 겨울철 인기 산행지인 계방산에 다녀왔다.
안성날씨는 조금 쌀쌀한 느낌이 들지만 강원도에는 눈이 많으리라 기대를 하면서 산행 준비를 했다.
3일 전 부터 일기예보를 신경쓴 결과 날씨는 맑음이다.
2007년 신년 해맞이, 첫째주 산행 모두 날씨가 흐려서 풍경 사진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오늘 날씨로 보아 오래 간만에 계방산 정상 조망이 좋겠네여?
아침 7시 15분 출발지인 내혜홀광장 앞을 떠난 버스는 아직도 컴컴한 겨울 어둠을 뚫고
거침없이 달려 나갔다.
2007년 안성 한마음 산악회 시산제 겸 첫 산행이라 그런지~산행에 참석한 인원 모두가 활기차게
보이고 그동안 바쁜 일들로 참석치 못한 산우님, 멀리 수원에서 새해 벽두산행에 참석하러 모였습니다.
쌀쌀한 겨울 날씨에 완전무장을 한 탓도 있겠지만 그리 춥게
느껴지지 않는 건,
한마음 여러 회원님들과 함께 떠난 다는 사실 때문이겠지요?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계방산 정상에서 북쪽.....>
고물장수 등대장님의 잼난 감사 멘트와 약간의 세금을 걷고~~~식량을 나눠 줍니다.
어제 산행준비 하신 산악회 간부님들의 땀냄세가 스며 있는 귀중한 식량 입니다.
상습 정체지역인 호법~여주 구간을 힘겹게 지나 강원도 경계를 넘어서자 버스창가엔
성에가 거칠어 짐니다.
바깥날씨가 추워지나? 성에를 제거한 흐미한 창으로 내다 보이는 벌판에는 잔설이 짙어져
갑니다.
문막휴게소! 몸속에서 소임을 다한 ~후예? 버릴건 버리고, 채울건 채움니다.
다시 출발이다.
평창군으로 들어서자 들판의 눈들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여송님과 파라다이스님의 생일케익에 불을 댕기니, 바깥 날씨와는 달리 버스안은 훈훈해
졌습니다.
한마음 산악회 집행부에서 " 새해 벽두 산행 부터 화합과 단결을 강조하는 메세지"로 봐야
겠지요.
여하튼 세심한 부문까지 신경써 주심에 ~글로서 감사 드림니다.
오늘 산행에 대한 등대장님의 짧막한 멘트를 끝으로~~차안의 모든 행사는 끝 난것 같습니다.
속사 IC를 나와 버스는 눈이 쌓이기 시작하는 운두령 고갯길을 조심스럽게 오름질 합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오늘 산행온 단체버스가 길가에 늘어져 있습니다.
<운두령에서 오름질 하는 산님들~~맨앞이 누굴까요?>
1,099 미터의 운두령에 가까워 지면서 연이어 달려오는 등산버스 행렬이 줄을 있는듯
하더니 갑자기 버스가 멈추기레~ 쉬어가는줄 알았는데~앞에가던 버스들이 밀려 고개 밑에서
정차해서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시산제 음식도 챙겨야 하고,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사람과, 먼저가서 여기저기에서
일사 분란하게 스페치. 아이젠, 모자등 겨울산행 준비를 하고 ...
아이젠 차다가 넘어지는 사람, 자기네 산악회 찾는사람들로 아수라장 이다.
매년 일요일 겨울산행 때면 계방산 신령님께 입산신고를 치루는것이 이곳 운두령의 풍경인가?
드디어 오전 10시20분, 운두령 나무계단을 오르는 것으로 오늘의 계방산행이 시작되었다.
이 계단으로 사람들이 줄을 지어 오르고있는 모습이 참으로 장관이다.
사람들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
춥게 생긴 나무 사이로 교통호처럼 파인 눈길을 따라 등산로가 이어지는데 러셀된 길
좌우의 적설량은 맑은 날씨에도 불구하고~높이가 장단지 이상이다.
<오름질 하다가 잡힌 늙은 거목...세월이여..>
사람들에 밀려올라 가다보니, 한마음 산악회 회원님들은 보이지 않는것 같다.
모두 먼저 갔는지~아니면 뒤에 다라 오는건지~
산그림 담느라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때로는 등산로를 이탈 했다가 좋은 경치 찾다보면
항상 후미그룹에 뒤쳐진다.
가끔 후미그룹에서 함께가는 회원님들의 인물사진도 찍어주고~ 여하튼 산행은 거북이 이다.
지금 까지 뒤푸리 음식중 가장 마지막 음식! 소위 먹다 남은 찌꺼러기를 먹어 왔고,
등산대장님들의 미움을 산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뒷푸리가 라면이면 ~불을되로 불은 손가락 크기의 라면을 맛나게 먹었다.
그래도 마지막 음식은 <모두가 진국>이라고 하더이다.
<1492 고지....정복자들의 함성...>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길옆 눈 속에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 쉬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러쎌된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허벅지 까지 눈이 빠져 헤처 나오기가 힘들다.
좋은 산그림을 잡으려고 길을 이탈 할때면 푹푹빠져 가슴이 울렁울렁 한다. 땀흘린만큼
대가를 지불 하나보다.
땅위에는 눈이 많긴한데 기대와는 달리 나무 위의 눈들은 햇쌀에 녹아내려 눈꽃을 보기가
어렵다.
날씨는 쾌청 ~ 계방산의 자랑거리인 장쾌한 조망을 머리속에 거리며 계속 오름질 하다보니
고도가 높아지면서 주위경관이 시야에 확 들어찬다.
1,166고지를 지나면서 우측으로 계방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에는 줄지어 올라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조그맣게 보인다.
연이어 시작되는 깔딱고개가 더운 입김을 뿜게 합니다.
계방산 산행중 시산제 목적지인 1,492고지에 오르니 평평한 헬기 착륙장이 나타나는데
여기서도 조망이 좋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 됩니다.
간단히 시산제를 지내고, 단체 사진을 찍습니다. 모두들 배가 고파 떡과 막걸리를 맛있게
소비합니다.
시간을 보니 12시가 휠씬 너머!~. 점심은 하산후 떡국을 먹을 계획이나, 후미기준으로
오후 3시안에는 도착하기 어려울 것 같군요.
며칠 전부터 장염에 걸려, 음식을 제되로 먹지 못한 채, 시산제 음식은 전혀 입에 되지 못해
배가고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시산제도 지내고 막걸리도 먹었으니 내려 가자고...>
정상 직전의 마지막 경사 구간을 끙끙대며 올라가니 정상은 완전히 시장터와 같아 앉을
자리가 없다.
해발 1,577미터 계방산 정상 풍경. 남한에서 5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계방산 정상은 전망이 좋기로 이름난 곳이 아닌가? 맑은 날씨에 시야가 제법 멀리까지 막힘이
없다.
북쪽에는 홍천군 내면의 넓은 골짜기와 설악산(오른쪽 눈 봉우리가 대청봉, 왼쪽이 귀떼기청
이란다)이 가물거리고, 동쪽으로는 노인봉(1,338.1m)과 대관령이, 서쪽으로는 운두령 너머로
회령봉(1320m)과 태기산(1261.4m)을 조망할 수 있다는데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쉴세없이 사진기 셔터를 누른다., 조망이 좋은 곳을 찾아 눈속에 빠지면서, 때론 나무위에
올라서서~~
그러다 보니 우리 일행은 한사람도 없다.
자칭 거북이 별동대장님이신 여송님 부부만 ~저쪽에서 내려 가고 있었다.
나도 이젠 거북이 별동대에 정식 가입을 해야 겠다.
<계방산 정상에서 날으는 비행기를 봤는데~쩌기 보이네.....>
정상에서 일부 회원님들은 직접 노동리 아랫 삼거리쪽으로 내려 간것 같고,
일부 토끼회원님들은 동쪽 능선으로 조금 더가다 안부에서 우측으로 하산하여, 좀 긴거리인
윗삼거리의 이승복 생가를 거쳐서 아래 삼거리로 내려간것 갔다.
여송님 부부와 함께 이승복 생가 쪽을 택하여 내려 온다.
거북이 팀이 길을 잘못 든거이 아닌지?
떡국이야 불어 터지던 말던~ 눈앞의 자연을 만끽 하면서~ 계방산 산신령 정기나 많이들
받아 가야지~
<윗삼거리 내려 가는길에 선 낙엽송..>
여송님 부부를 뒤로하고~ 혼자서 내려 온다. 왜? 두분의 오붓한 계방산 눈꽃여행을 방해
놓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광수 생각일지도 모른다…..
비루포대로 눈썰매 타는 이름모를 산님에게 중간중간 멈추게 하여 다치지 않게 하는 역할도
해 가면서~~
아뭏튼 쫓겨 내려가듯 윗삼거리 가는 길로 내려섰다. 많은 사람들이 대개 정상에서
남릉을 타고 아랫삼거리쪽으로 직접 하산하는데,
오늘 우리의 코스는 동쪽 능선으로 더 진행하다가 계곡을 따라 내려와 이승복생가터를 지나는
코스다.
생각 보다는 러셀도 잘되어 있고 .....
<살아서 천년.......을 실감 하면서>
주위의 경관을 구경하랴, 산그림을 담으랴, 혼자서 엄청 바뿐 가운데 안부의 갈림길에 도착
하니 거대한 주목나무 군락이 우리를 반긴다.
수령이 상당히 오래된 것 같은데 나무 기둥이 같이 붙어서 자란 탓으로 기이하게 느껴져
모두들 사진을 찍느라고 주목나무 밑까지 러쎌되어 있다.
등산로 옆에는 폭설에 못이겨 부러진 아름드리 소나무가 쓰러져 누워있어 몇 백 년을 살아온
소나무가 일순간 나둥그러졌으니 삶의 무상함을 느낀다.
사람으로 말하자면 건강한 사람이 암이나 급작스런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급사라고나 할까?
능선을 벗어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듯이 바람이 잠잠해진다.
엉덩이썰매 타기 딱 좋은 경사진 길을 내려서자 서서히 환상적인 설국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계방산에서 이승복 생가터로 내려 오는 길...>
부근에 쭉쭉벋은 낙옆송 밭이 나올텐데~
한참을 걸어 내려오니 숲이 끝나고 개활지가 나타나며 낮은 초가집 한 채가 보인다.
이승복 생가로 초라하기 짝이 없는 이 초가집에서 ~~~별 느낌이 없다..
초등학교 다닐때인가? 계방산 보다 이승복"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가 더 기억 나는데..
그동안의 이념, 세월의 무상함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사진 한컷 찍었다.
오늘 산행시간은 후미의 도착 시간 기준으로 약 5시간이
조금 더 걸린 셈이다. 그렇지만 눈길에 이 정도의 시간이라면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계방산 정상에서.....저멀리 엷은 산구름에 취해...>
당신 안성산꾼! 베레모…
보아하니 글쓰는 재주도 없고, 사진 찍는것도 초급인데 山 에만 댕겨 오면 무얼거리
꺼적거려! 읽어 보는 사람도 없는데~~
안성산꾼! 왈(曰) !!! 지금 기록해 두지 않으면 세월이 날 짖 밝고 지나갈 것 같어!
더 나이 들기 전에 열심히 꺼적 거릴거여?
손 가는데로, 느끼는 데로 꺼적거리고 ~발 가는데로 사진을 찍을 거여?
그럼! 뒷푸리때 라면 불은것 계속 먹을거여?
그야! 신경 안쓰지~ 라면빨 불은것은 괜찮고,
궁물이나 따시게 해 놓으슈!
<시산제의 끝자락...산꾼들은 발님에게 또 제사를 지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