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휜눈 덮인 아득한 설원을 걸어본 적 있으신지요.
산에서는 부자이든, 가난하던, 지위가 높던 낮던
<백일동에서 바라본 가리왕산 070107 꾼>
드디어 오늘 이다 .
눈 덮인 겨울산을 오른다는 생각에 모처럼 토요일 쉬면서 낮잠을 청했으나~
설레임에 잠이 오질 않는다...
일기예보는 강원도쪽으로 큰 눈이 온다는 소식도 있지만
날씨에는 면역이 된지 오래전이라 그저 무덤덤 하다.
걍! ~가는 거야 떠나는 거야~~
1월6일 토요일 밤 9시 부터 산행준비에 드러 간다.
후다닥 배낭을 꾸렸다~~ 뭐 빠진것이 없나?
후추가루 총무님의 문자 메세지가 손전화를 울린다,
친절 하게도 안성 한경대 도착시간을 알려와 10시 20분에 집을 나선다.
쌀쌀한 겨울 날씨이지만 완전무장을 한 탓도 있겠지만
그리 춥게 느껴지지 않는 건,
에델님들과 함께 떠난 다는 사실때문이겠지요?
이윽고 관광버스가 나타 났다.
함께 출발하는 에델회원님들의 얼굴들에는 행복한 모습과
또, 다시 느끼게 되는 동질감, 친화감 같은 것들을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확인 한다.
~하여튼 기분이 좋습니다.
<중왕산 오름질중에~~070107 꾼>
드디어 차는 어둠속으로 질주 합니다 .
차안의 따스한 난방 기운에 스르르 잠이 밀려 오는데
후추가루 총무님의 익살스런 감사 멘트와
약간의 세금을 걷고~~~식량을 나눠 줍니다.
가리왕산 산행 들머리 까지는 3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시간이라는 군요.
대충 오늘산행 이야기를 하다가 의자에 기대어 잠이 드는둥 마는둥
~~~~~
자정이 넘자 버스속에는 완전 소등하고 적막감이 돕니다.
평소에 하지않든 낮잠을 조금 잤으니~잠이 오질 않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차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안도감과 평온함과 함께 잠을 청 합니다.
부질없는 생각들이 떠오름니다.
니! 어데가노? 야심한 밤에... 산에 간다 왜?
<백일동에서 중봉인듯 070107 꾼>
1월7일 01시 30분 소사 휴게소에서 버스가 멈추어 눈싸인 차박으로 몸을 내미니
강원도의 차가운 겨울 눈바람이 이내 내온몸을 감싸서 스스로 버스속에 밀어 넣어 버립니다.
일단, 휴게소이니 버릴것(?)은 버리고~산행을 위해서 먹을것은 먹어둬야 합니다.
추운 강원도 찬바람속에서 시장을 반찬으로 ~~
준비해온 순두부와 김치, 밥을 한그릇 비우고나니 이젠좀 정신이 납니다.
02시30분 산행기점인 백일동에 도착 했나 봅니다.
03시 부터 산행 시작이라, 버스속에서 아이젠, 페치, 얼굴마스크, 장갑~~
챙기기에 왁자지껄 합니다.
그 옛날 군대생활이 생각나는 장면들 입니다.
대대 ATT때, 철수군장을 꾸리는 기분 이랄까요?
<백일동에서 바라본 중왕산 070107 꾼>
간단한 몇 가지 주위사항을 전달하고서 03시에
선두를 시작으로 가리왕산을 향해 어둠속으로 들어 갑니다.
어두운새벽 .아직 눈이 천지를 덮어서 길도안보이고 방향도 안보 이는데.
동네어귀에 당도 하니 개들이 짖어대기 시작 합니다.
괜스레 죄송한 생각이 ~ 동네 사람들에게~듭니다.
산을 타야 하는데~눈이 너무 많아 서로 방향을두고 토론끝에
나있는 임도를따라 오르기로 했습니다.
36개의 헤드렌턴 불빛 행렬이 등대장님의 인솔 아래 가리왕산을 향해 빨려 듭니다.
헉헉거리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다가 약 10KM를 걸었습니다.
먼저 온 비박팀의 텐트가 을씨년 스럽게 나타 났습니다.
보기엔 초라해도 텐트속에는 따스함이 느껴 짐니다.
초입세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는 모양 입니다.
약 1시간 쯤 대기상태로 움직임이 없습니다.
날씨는 가리왕산의 고도를 말해주려는 찬 기운이 내몸을 감싸고,
추워를 달래기 위해, 각자 움직임이 활발 해 졌습니다.
제 자리에서 걸음질 하는사람, 뛰는 사람, 체조하는 사람, 어떻든 모두 제자리 입니다.
꾹 눌러쓴 모자 위에 방한복의 모자를 다시 덮어쓰고 고개를 반대방향으로 돌려가며
때로는 뛰기도, 손을 부비기도~~가리왕산의 정기를 받았는지,
내 몸 후방에서는 몸속의 가스가 붕붕 빠져나가고~
하복부는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 드는데~
이내 발가락과 손가락은 마비된 듯 감각이 없어 집니다.
기분도 바닥이고, 추위는 계속되고~
어허 클 났구먼!!!
<중왕산 등로 070107 꾼>
이윽고 중왕산 오르는 등로를 찾았나 봅니다.
이젠 36개의 헤드렌턴이 아닌 36명의 사람 행열이
개척해 나가는 등로를 따라 힘차게 힘차게 오름질 합니다.
임도 이후의 등로는지금까지완 아주 다른 분위기로 맞아 주는데,
조금전 추위에 떨었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 입니다.
급경사의 오름을 쉼없이 오르다 보니
열린 땀구멍으로 쉴새 없이 육수가 흘러 온몸이 축축해짐에
하늘이 보이는 능선이 코앞인듯 하여 올라서면 착시인가 ?
또다시 저멀리 멀어지는 능선을 드뎌 올라 섭니다.
정상을 향한 등로엔 풍요롭다 할순 없으나 그래도 순백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설화가 만발하여 그간 추위와 힘든 오름에 대한 보답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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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눈꽃 070107 꾼>
뜨거운 가슴으로 산 등어리에 황금돼지를 찾아
겁도없이 허리까지 빠지는눈길을 러쎌 해 간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산은 길도없고 오로지
눈과 바람이 나무에다가 걸어서 만든 조각품들뿐이다 .
눈이 너무많이 쌓여 길을 트기위해 러쎌을 하다보니
눈에 다리가 박혀 빠지질 않아서 빼려고 움직이면 더욱 들어가는~~
그러기에 그냥 온몸으로 눈위에 길을만든다
이젠 추위도 모르고 손도 마비 된지오래다
그냥 하얀눈을 몸으로 밀어 부쳐길을 트는대만
어쩌다 그곳을 벋어나서 끝인가싶으면 또다시 빠지는
눈!눈!눈! 한참을 몇명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길을 열고 뒤돌아 보니 뒤따르는 후미가 다 지나고 난 길은
눈속으로 반듯한 길이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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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동안 눈길을 만들다보니 땀이 흠뻑!
드디어 러쎌이 끝인가 싶은대 왔던 길을 되 밞는다
은하수님! 윤셈님! 등대장님! 부회장님! 총무님!
님들은~~
우리가 느끼는 눈꽃의 아름다움도,
가리왕산의 매서운 추위도, 배고픔도
느끼지 못했을 것 입니다.
막힌 등로를 찾기에, 눈꽃나무에 달려있는
산악회 표시 꼬리표 찾기에!
36명의 안전한 산행 때문에~
오로지 이런저런 생각 뿐이겠지요?
이렇게 고생 하시는 사람들이 있기에
여러사람 들이 수월한 산행을 할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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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무덤? 070107 산꾼>
이번 산행의 가장 멋진 멘트 소개 할까요?
유월님이 갑자기 러쎌을 시작하는데~ 뒤에서 안경낀 산우님이 물었다.
유월님! 그길이 맞아요?
유월님이 말했다." 그냥 갈만 해요"
결코 오답은 아니다, 현제의 상황에서 가장 멋진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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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눈쏙을 헤매다가, 바람이 없는듯한 기슭에서 아침겸, 점심을 해결한다.
겨울산행의 주식은 뭐니뭐니 해도 라면이다.
이장님이 챙겨오신 금싸라기 정상주에다, 유월님이 따라준는 30년 묵은 더덕주가
점심을 먹는동안 식어버린 몸뚱아리를 데워 줍니다
갈 길이 멀다, 출발 5분전~~
오르던 때 보다 더욱 거세진 찬바람이 내 몸을 감사고 휘도니
손과 얼굴이 이내 감각이 없다 .
산 정상까지 올라 왔나보다, 중왕산 인가?
모두가 죄지은 사람마냥 얼굴을 감싸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결국 가리왕산을 포기하고 안부쪽으로 하산키로 했다.
하산하는 중에도 등로가 눈속에 묻혀 아예 없다.
가다가 섰다가를 몇번~어쩌다 눈꽃나무에 매달린 산악회 표시 꼬리표를 발견 할때면
~왜 그리 반가운지?
사진 한 컷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동남쪽 능선으로 내려서니
쌓인 눈이 무릎을 넘어서 허벅지까지 올라온다.
온 몸이 눈 속에 파묻지는 듯 빠져들고 스패치 끈은 떨어져 등산화 속으로 눈은 들어가는데
방향은 어딘지도 모르고~눈 속에 그대로 주저앉아 탄식을 해본다~
빨리 하산하여 이슬이 한잔하고 싶은 충동이 앞선다.
길 이라곤 분간도 하지 못할 눈 속에서 나침반을 꺼내어 들고 수목들의 형상과 느낌으로 능선
길을 온몸으로 쌓인 눈들을 밀어 내면서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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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동 하산길에서 개울 070107 꾼>
어! 다른산악회 산님 몇명이 올라오네~~이길이 정확한 길인 개비여.......
더뎌 찾았다. ~~~길을
백일동에 다 내려와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젠 아이젠을 벗고 다음 코스로 가야지요?
어느 코스??
하하하~~ 그야 이슬이와 찌게 궁물이져~~
이슬이 한잔과 찌게 한 숟갈로 피곤한 몸을 추스리고~~
오늘의 눈구덩이 산행을 마감 합니다.
갑자기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느낌 입니다.
다합처서 36명 인데도.... 표정들을 보니 전부 행복한 표정입니다
산행을 마친,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들의 표정
그 속에 나도 있었습니다~~~
버스에 오르니 힘겨웠던 몸이 한결 가벼워진거 같다.
따뜻한 버스안의 기운과 피곤함에 바로 잠에 떨어 진다.
왔던 길로 다시 반대로 돌아갑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이지요 .
그렇지만 떠날 때의 그 마음은 아니지만 훗날을 기약하는 마음이 너무나 좋습니다.
한동안 눈내린 겨울산을 그리워하지 않을 정도로 멋진 산행 이었습니다
<중왕산 중턱에 계시는 자작나무>
눈폭탄 때릴때 가리왕산에 다시 와보고싶다
누구하고? 사랑하는 에델님들 이랑
뭐하로? 그냥 ..눈속에 뒹굴고 시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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