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위대한 명상가

 

!

봄비 머금은 안개를

베일로 두르고 서 있는 당신은…….

 

안개 빛 드레스로 봄의 여린 속살 감춘

새악시 모습이기도 하고……

보일 듯 말 듯…… 먼 듯 가까운 듯…….

곁에 있어도 늘 그리워 지는

사랑하는 님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랫녘 봄기운에 쫓겨

바쁜 걸음하는 싸늘한 바람에

이제 막 당신 안에 연노랑 새싹으로 자라난 여린 봄은

앙증맞은 손길로 옷깃 여미며 목덜미 움츠리기도 하네요.

 

  허리를 곧게 펴고, 자연스런 호흡으로, 들이쉬고~ ~ 내쉬고 ~ ~ ”

영국사 경내에 낮게 깔려 들리는 스님의 낭랑한 참선 구결에

, 당신은……

고요히 그리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명상에 잠겨 있네요.

, 그리고 언제나

있는 그대로의 현존(Being)의 모습으로 서 있는

당신은 역시 위대한 명상가입니다.

                                                                                          <75M 암벽 천태산>

 

안개비 내리는 오늘 같은 날에…….

산을 오르는 많은 이들의 설익은 가슴들을

말없이 품 안으로 갈무리 해주는 당신의 모습은

진정 자애로움 그대로입니다.

 

오늘 당신의 품 안에서

봄을 만났고, 바람을 만났고

당신을 사랑하는 밝은 얼굴들을 만났습니다.

 

!

언제나

품 안에 머물고 싶은 당신입니다.

 

 

             천태산에서 안개비 오는 날      0402()    吉 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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