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석양

조용순

저무는 한 해의 설핏한 어둠 속에
흘러가는 모두를 시리게 바라보며
나 홀로 던져진 것 같은 이 쓸쓸함은
그대도 같은 걸까

순간을 살아가며
최후를 사는 것처럼 살겠다던 다짐은
기우는 겨울 석양 앞에 후줄근해져
보내는 마음 자락 회한으로 추워지고

이맘때면 한 줌 빛살도 그리워
움츠러든 영혼 기도의 숲을 찾아
홀로 서 있는 마음에 또 하나의 다짐을 꾸려 넣고
잎 떨어진 겨울나무 곁을 지나는 석양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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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빛과 어둠이 녹아든 나이  ♣


나이가 들면서 그 드는 나이만큼 깊어지는 것들이 있다.
군데군데 자리 잡아가는 주름 사이로 옹송그린
세월을 덧없다고 하지 않는 것은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주름이 늘어간다는 것은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속도에 신경 쓰는 일보다
자신이 가진 능력에 맞는 알맞은 속도를 헤아릴 줄 알게 된다.
평면적으로 보지않고 둥글둥글 전체를 보게 되고
지식보다는 지혜로운 말씀을 따르게 된다.

  
날카롭던 것들은 유연하게, 상처는 치유의 흔적으로.
내게 없는 것, 내게서 떠나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내게 있는 것, 내게로 오는 것에 감사하는 법을 알게 되는 것이
바로 나무의 나이테같이 세월 앞에 넉넉해지는 나이 덕분이다.

모두 살아오면서 저마다의 연륜이 몸에 배고,
인생의 빛과 어둠이 녹아든 양만큼
적절한 빛깔과 향기를 띠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나이에 이르기 전에는 이해할 수 없는
감히 도달할 수 없는 사유의 깊이가 있는 것이다. 


- 인애란 에세이집 '그대 홀로 있기 두렵거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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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보이는 것은
화려하기도 하지만
추하기도 하다.

화려함은
덧없이 짧고
긴 아쉬움에 사라져간다.

보이는 것은
찰라의 현상이다.
보고자 함은
찰라에 대한 집착이다.


찰라에 집착한 인생은
허무와 후회를
낳을 뿐이다.

                                                                               061203  희방사에서...꾼
보이지 않는 것은
그 화려함은 없지만
만물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화려함을 포기한 댓가로
영원한 가치를 얻었다.
제한받지 않는
무한한 자원을 나눌 수 있는
아량과 향기를 지니고 있다.

행복과 만족과 기쁨이
보이지 않는
그 곳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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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살아 있음


우리가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살아 있음이다.
언제나 내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이 자리에 있음이다.

우리가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순간순간 새롭게 테어남을 뜻한다.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알아차릴때
죽음은 결코 삶과 낯설치 않다.

순간순간 심리적으로 죽지 않는다면
우리는 새로운 삶을 이룰 수 있다.

오늘이 어제의 연속이 아니라 새날이요,
새 아침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 법정 스님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여라* 중에서---

                                                                                    061223  화왕산 입구.....꾼

 

 기찻길 사랑

  *-- 보 스 --*

서로 만날 수 도
서로 만나서도 안 되는
기찻길 같은 평행선

하지만
더 멀리도
더 가까이도 아닌
항상 그 거리에서

손을 잡고
마주보며
한 없이 갈 수 있어 좋습니다.

더 이상
멀어지지도 않지만
더 이상
가까이 다가 설 수 없음을
늘 아쉬워하며…….

 

항상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 볼 수 있어 좋습니다.

너무 가까워 상처받지 않고
너무 멀리 있어 잊혀 지지 않는
변치 않는 그 거리에서

아쉽지만 영원히
오래 도록
그 자리에
머물 수 있어 좋은
기찻길 같은 사랑

중년이 되면서 그리워지는 것들

색깔 진한 사람 보다는
항상 챙겨주는 은근한 친구의
눈웃음을 더 그리워 하며....

바보 같이 우울할 때면
그 친구의 눈웃음이 그리워
전화를 합니다.

눈만 뜨면 만나지 못해도
늘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지
확인하기 좋아하고..

늘 사랑한다 좋아한다 말을 못 해도
그것이 사랑이라는 걸 우리는 압니다.

                                                            

                                                                     060219   태백산....꾼

우울한 날은
괜스레 차 한잔 나누고 싶어하며
할 이야기도 별로 없으면서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합니다.

말없는 차 한잔에서도
좋아하는 건지 사랑하는 건지
읽을 수 있고,

물어 보지 않을 수도 있으며,
말할 수도 있고, 감출 수도 있으며
모르는 척 그냥 넘어갈 수도 있고
아는 척하고 달릴 줄도 압니다.
                                                                     
참을 줄도 알고
숨길 줄도 알며
모든 것들을 알면서
은근히 숨겨줄 줄도 압니다.

중년이 되면
이런 것들을 더 그리워합니다.


- 좋은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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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많은 색깔들

중년은 많은 색깔을 갖고 있는 나이이다.
하얀 눈이 내리는 가운데서도 분홍 추억이 생각나고
초록이 싱그러운 계절에도 회색의 고독을 그릴 수 있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본다. 중년은 많은 눈물을 가지고 있는 나이이다.

어느 가슴 아픈 사연이라도 모두 내 사연이 되어버리고
훈훈한 정이 오가는 감동 어린 현장엔 함께하는 착각을 한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만 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운다.

                                                                               061105  백암산 입구..꾼


중년은 새로운 꿈들을 꾸고 사는 나이이다
나 자신의 소중했던 꿈들은 뿌연 안개처럼 사라져가고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식들에 대한 꿈들로 가득해진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 꿈을 꾸고 가슴으로 잊어가며 산다
중년은 여자는 남자가 되고 남자는 여자가 되는 나이이다


마주보며 살아온 사이 상대방의 성격은 내 성격이 되었고
서로 자리를 비우면 불편하고 불안한 또 다른 내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 흘기면서도 가슴으로 이해하며 산다
중년은 진정한 사랑을 가꾸어갈 줄 안다.

중년은 아름답게 포기를 할 줄도 안다.
중년은 자기주위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안다.
그래서 중년은 앞섬보다 한발 뒤에서 챙겨가는 나이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살아야 중에서 -
 

내게 이런 삶을 살게 하여 주소서/이해인

약할 때 자기를 알고
힘을 기를 줄 아는 여유와
두려울 때 자신을 잃지 않는 대담성과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 하지 않고
태연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을 갖게하여 주소서.

사리를 판단할 때 고집으로 인하여
판단을 흐리지 않게 하고
생각하고 이해하여
사심이 없는 판단을 하며

또한 평탄하고 안이한 길만이
삶의 전부라 생각치 말게 하고
고난에 직면할 때 분투 노력할 줄 알며
패자를 관용할 줄 알도록 가르쳐 주소서.

                                                                               061105(일)    백양사   ..꾼
마음을 항상 깨끗이 하고
목표는 높이 설정하되
남을 정복하려고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다스릴 줄 알며
장래를 바라봄과 동시에
지난날을 잊지 않게 하여 주소서.

이에 더하여
삶을 엄숙하게 살아감은 물론 유머를 알고
삶을 즐길 줄 알게 하소서.

자기 자신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게 하시고
겸허한 마음을 갖게 하여
참된 위대성은 소박함에 있음도 알게 하시고
참된 지혜는 열린 마음에 있으며
참된 힘은 온유함에 있음을 명심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먼 훗날
내인생 헛되이 살지 않았노라고
말할 수 있게 하여 주소서...

- 이해인의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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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보면....
세상을 살다 보면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경험하지만
내 생각과 같은 사람은 없습니다.
생김이 각자 다르듯 살아가는 모습도 모두가 다릅니다.
살아가는 사고방식이 다르고, 비전이 다르고,
성격 또한 다릅니다.

                                                                                    061203  소백산...

서로 맞추어가며 살아가는 게세상사는 현명한 삶인데도 불구하고

내 생각만 고집하고 타인의 잘못된 점만바라보길 좋아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흔히들 말을 합니다털어서 먼지 않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칭찬과 격려는 힘을 주지만상처를주는 일은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또 감정을 절제 하는 것은 수양된 사람의 기본입니다 우선 남을 탓하기 전 나 자신을 한번 돌아본다면 자신도 남들의 입에 오를 수 있는 행동과 말로 수 없이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말은 적게 하고 베푸는 선한 행동은 크게 해서 자신만의 탑을 높이 세워 가면서 조금은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글 중에서 -            

세월은 가고 사람도 가지만


지금 이 순간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지요.
이 시간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
흘러가 버린 것들이니까요.

사람도 가 버리면 다시 오지 않지요.
그렇게 인연도 세월 따라 흘러갑니다.
한때 품었던 꿈도 흘러가 버립니다.

그렇게 우리가 만나는 시간과 사람은,
꿈은 흘러가 버리는 것이 분명하지요.
그 사람은 없고, 그 친구도 없고
그 꿈도 없습니다.

그래서인가요
테레사 수녀는 인생을 이렇게 표현했지요.

 

                                                                  060924   치마바위봉 ..꾼
"인생이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이다."

알지 못하는 낯선 곳에서
그것도 아주 남루한 여인숙에서 하룻밤을
지내본 사람은 그 말의 뜻을 알 겁니다.

생경하고, 낯설고, 춥고, 고독하고,
잠은 오지 않고, 바람소리 쌩쌩 들리는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
어쩌면 우리가 사는 건 그런 것인지도 모르지요.

아주 짧고 낯설게 가 버리는 세월...
하지만 우리 마음에 남아 있는 것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내가 내줬던 마음 내가 받았던 온정
내가 품었던 꿈의 기운 내가 애썼던
노력의 정신...
세월은 가고 사람도 가지만
그 마음은 남아 있는 것...
바로 거기에 우리가 사는 의미가 존재합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 발자국에는
어떤 마음이 스며들고 있을까요?

아........
좋은 시절이 흐르고 있네요.

【 송정림 "마음 풍경"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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