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2월 5일 능경봉 고루포기산행>

  능경봉 산행길에서

 

검푸른 바다.

경포 해변을 시작으로 아스라히 눈길 끝나는 .

곳에 그어진 희미한 수평선.

 

선자령 능선 길을 시작으로 북에서 서편으로

여인의 곡선 같은 부드러움으로 이어진 구릉.

가녀린 피부에 하얀 덮히고 쌓여

시야 가득 들어 오는

백색의 부드러움과 포근함.

 

산행 걸음걸음마다

밟히고 부서지는 눈의 비명.

바람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선율로

가슴속에 메아리져 오는건 왜일까?

뽀드득, 뽀드득…………

 

허공은 쪽빛 하늘 커다랗게 걸어 놓고

겨울날 맑은 햇살 함께 어우러져

바라보는 눈길마다 마냥 그리움에 떨게 하네.

밤이면 반짝이는 별들로 아름다운 호수가 허공은

그리움으로 가슴 시리게 할텐데……..

 

 

 

시리도록 차가운 바람에게 부탁 하나 해볼까나….

나의 , 나의 가슴 돌고 돌아 따스해진 바람으로

님의 마음 스쳐가며

 님에게로 향하는 마음 전해 주기를………..

 

그렇게 그렇게 대관령에서 능경봉으로 고루포기로 이어지는 산행 …….

바람이 되고 눈이 되기도 하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부드러움 속에 묻혀 보기도 했고,

시리도록 아픈 그리움에 젖어 보기도 했네.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

그렇게 취하고 젖어

선물 같은 하루가 되었네.

 

다가오는 내일도 모든 이들에게

하나의 선물같은 하루로 이어지기를……….

 

                                         능경봉 산길에서……..                0205()    

 

 

 

 

대둔산의 봄 그리고 그 느낌

 

쫄쫄쫄... 쪼르륵.... 산행 초입에 흐르는 계곡물.

흘러가는  물소리에 봄의 정겨움이 짙게 묻어 있다.

 

군더더기 하나 섞이 않은 맑음 자체이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 천진스런 웃음소리!

 

물소리가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소리처럼 들리는 보면

골짜기의 물방울도 서로의 몸을 부비며 깔깔거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쁜 몰아쉬는 우리와는 달리

바람은 계곡 아래에서 산등성이를 가벼운 걸음으로 밟아 간다.

 

부는듯 마는듯 언저리 간지르며 지나는 바람 속에도

봄의 따스함이 그득 배어 있다.

 

칠성봉과 마천대 정상에서 바라 보이는 암석의 군상들도

구석진 가슴속 군데군데 잔설 품고 있지만

의연한 모습으로 남은 겨울 털어내며 봄맞이 하며 서있다.

 

아마도 봄을 맞이하며 숨가쁘게 바쁜 나무들일거다.

겨우내 굳었던 살을 줄의 나이테로 남기고

나잇살 주변에 연한 만들어 속에 숨겨진 수맥을 통해

가지 끝까지 사랑의 물을 길어 올리느라 분주할거다.

 

끝에 매달릴 사랑스런 결실을 위한 희생과 봉사 마음으로............

대둔산의 봄은 그렇게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물은 아래 골짜기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고

아래에서 시작된 바람은 산으로 봄을 실어 나르고

나무와 땅은 안에 새싹 피워가며

그렇게 자연은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봄을 봄다웁게 치장해 가고 있다.   

 

자연 속에선 언제나 그렇듯 

하늘과 바람, 땅과 나무그리고 햇살의 어우러짐이 숨겨져 있다.

어울림 속에서 잉태되는

사랑과 평화로움 그리고 자연스러움이다.

 

산은 말하고 봄은 전해준다.

메말라 푸석해진 가슴, 윤기 나는 속살로 만들어 가라 하고......

어두움 드리운 마음 뜨락에 밝고 환한 꽃씨 하나 심으라 한다.

 

사랑의 씨앗 키우고 다듬어 

모든 이들 서로 보듬어 가며 사랑과 이해의 향기로움으로 살라 한다.

 

그렇게 산과 봄의 속삭임을 엿들은 하루였다.

버스는 봄의 온기를 가르며 달려간다.

 

안에 흐르는 "스메타나" "몰다우강" 선율이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로 바뀌며 오전의 느낌이 새롭게 다가선다.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맑고 고왔던 물방울 소리의 느낌이.........

 

봄보다는 가을이 어울릴 같은 대둔산!

하지만 봄은 거기에 있었다.

 

                    대둔산, 그리고 느낌........                     060305()  

 

                                                                           

 

 

산은 위대한 명상가

 

산을 오른다는 것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혼란스러움을 떠나

 

신이 만들어 놓은 자연스러움 속에 묻히는 것이다.

시간에의 얽매임을 벗어나 시간의 의미가 없는 자연의 영원성에 묻히는 것이다.

 

산에 오른다는 것은.......

신의 일에 동참하여 자연 속에 있는 모든 것들의 속삭임을 느끼는 것이다.

 

산골짝 물소리의 속삭임과 바람이 전해 주는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따사로운 햇살과 허공의 침묵 속에 감추어진 외침을 들어 보는 것이다.

 

하늘, 바람, , 나무들….

그들 속에 묻혀 하늘이 되고, 나무도 되고,

물이 되기도 하고, 바람이 보는 것이기도 하다.

                                                            <노인봉 중턱에서 새울음 소리~~>

 

산에 오른다는 것은.......

자연의 조화로움 속에 숨겨진 사랑을 느끼는 것이다.

 

들이 쉬고 쉬는 숨결 속에 숨겨진 삶의 진리를 알아 보는 것이기도 하다.

싱그러운 공기와 맑은 물을 바라보는 순간

 

가슴 구석 울컥 메어옴의 느낌 속에서

살며 살아가며 영원히 풀지 못하는

향수에 대한 그리움의 뿌리를 알아 보는 것이다.

 

속에 묻혀 본다는 것은........

위에서 바라다 보이는 능선의 부드러움과

멀리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의 날카로움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다른 이들의 별난 성격도 조화를 위해 나름의 가치가 있음을 알고

그를 인정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앙증맞은 모습으로 움직이는 다람쥐를 보며 어린아이의 순수를 되찾아 보는 것이고,

만물상 같은 기암괴석을 보며 우리의 일생이란 것이 찰라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고,

 

남들을 사랑하며 살기만으로도 짧은 시간이 우리네 삶이기에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기로 다짐을 해보는 것이기도 하다.

 

바위 틈새에 뿌리 박고 서있는 작지만 오래 소나무를 보며,

세상 어느 누구든 존재의 가치가 있기에 모두가 소중함을 느껴 보는 것이다.

 

찌푸린 하늘에 있는 검은 구름을 바라보며

너머엔 언제든 찬란한 태양이 빛나고 있기에

우리네 또한 언제나 밝고, 맑고 아름답다는 것을 알아 가는 길이기도 하다.

 

그렇게 그렇게 산을 오르고 싶은 바람이지만,

그렇듯 까맣게 잊은 산자락을 벗어나곤 한다.

 

 

                                                      노인봉 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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