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어느날 

                                  글/이채

 

중년의 어느날

적당히 풀어 헤친 이성사이로

조금은 늘어진 감성이 불어오면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모른척 그냥 보내자니

타는 가슴 어디로도 피할 길 없고

화달짝 안아 보자니

바람의 무게에 고스란히 무너질 것 같은데

이럴땐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요

 

                                                                                060717(일) 민주지산   ..

중년의 어느날

한번쯤 스친 듯한 바람이 불어오면

이성도 감성도

나뭇잎처럼 자꾸만 흔들리는데

 

떠날 수도

머물 수도 없어

등뒤에서 숨어 우는 바람소리 들리나요

 

인연이니

필연이니

그런거 다 웃기는 얘기로만 알았는데

 

운명이니

숙명이니

나하곤 상관없는 얘기로만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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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석양

조용순

저무는 한 해의 설핏한 어둠 속에
흘러가는 모두를 시리게 바라보며
나 홀로 던져진 것 같은 이 쓸쓸함은
그대도 같은 걸까

순간을 살아가며
최후를 사는 것처럼 살겠다던 다짐은
기우는 겨울 석양 앞에 후줄근해져
보내는 마음 자락 회한으로 추워지고

이맘때면 한 줌 빛살도 그리워
움츠러든 영혼 기도의 숲을 찾아
홀로 서 있는 마음에 또 하나의 다짐을 꾸려 넣고
잎 떨어진 겨울나무 곁을 지나는 석양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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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빛과 어둠이 녹아든 나이  ♣


나이가 들면서 그 드는 나이만큼 깊어지는 것들이 있다.
군데군데 자리 잡아가는 주름 사이로 옹송그린
세월을 덧없다고 하지 않는 것은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주름이 늘어간다는 것은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속도에 신경 쓰는 일보다
자신이 가진 능력에 맞는 알맞은 속도를 헤아릴 줄 알게 된다.
평면적으로 보지않고 둥글둥글 전체를 보게 되고
지식보다는 지혜로운 말씀을 따르게 된다.

  
날카롭던 것들은 유연하게, 상처는 치유의 흔적으로.
내게 없는 것, 내게서 떠나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내게 있는 것, 내게로 오는 것에 감사하는 법을 알게 되는 것이
바로 나무의 나이테같이 세월 앞에 넉넉해지는 나이 덕분이다.

모두 살아오면서 저마다의 연륜이 몸에 배고,
인생의 빛과 어둠이 녹아든 양만큼
적절한 빛깔과 향기를 띠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나이에 이르기 전에는 이해할 수 없는
감히 도달할 수 없는 사유의 깊이가 있는 것이다. 


- 인애란 에세이집 '그대 홀로 있기 두렵거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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