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희양산에 가을 마중 가다 

추석전날 희양산 구만봉엘 댕겨 왔습니다.

은티마을에 들어서면 백두대간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 옵니다.
백두대간 구왕봉이나 휘양산 악휘봉 장성봉을 가기 위해선 꼭 들려야하는 마을 입니다.

 

1982년 조계종에서 봉암사를 특별수도원으로 지정하여 희양산, 봉암사 일대를 성역화 하였는데
 일반인이나 등산객, 관광객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사월초파일 하루만 경내를 공개한다 합니다.


그래서 이 마을 통해 은티재 지름티재 호리골재를 이용 백두대간을 올라야 합니다.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가 멋스레 걸려있는 작은 상회 처마에 수많은 표식기들이 달려있어서
얼마나 많은 산객들이 지나갔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산행 들머리인 은티마을 입구!
은티마을에 대한 유래와 지하 대장군과 지하 여장군이 등산객을 반깁니다.

 

 

은티마을 초입에는 기풍있는 노송들이 사열하듯이 즐비하게 서 있습니다 

 

수령이 4~500년 쯤 된듯 합니다.

 

마을입구 개울가에 은티마을 주막집이 있습니다.
백두대간을 산행하시는 분들이 지나가다 막걸리 한잔 마시면서
흔적을 남겨 놓은 듯 합니다.

 

 

가을빛이 온 산을 물들여가고 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수채화물감을 풀어 놓은 듯 가을산이 가을빛으로 충만 합니다.


화사하지만 동시에 쓸쓸 한 가을빛!

계절을 준비하는 마음이라 그런가?

 

 

가을빛이 참 곱습니다.
바다를 닮은 하늘에 수채화물감이 풀려

바람을 타고 흘러가는 듯 합니다. 

  

 

구왕봉 정상에는 나무숲으로 조망이 없고
구왕봉 동편 산자락을 조금 내려서면 전망대 바위에서 조망이 좋슴니다.

 

희양산 자락 아래 봉암사와 계곡 일대와 동편 암릉도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는데
오늘은  짙은 농무가 끼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멋진 가지를 드리운 낙낙장송과 어울러진 바위 전망대에서 

 지릅티재 건너편 희양산의 산봉이 장대하게 보입니다. 

 

둥그런 철모를 엎어 놓은듯한 형상 같기도 하고
머리가 다 빠져버린 대머리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릅티재!
이 재는 은티마을에서 올라온 길이 백두대간을 가로질러 봉암사로 넘어가는 네갈래 길목인데
소문대로 등산로를 목책으로 봉쇄하고, 오늘은 스님은 보이지 않고 민간인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인터넷 등에서는 문경 봉암사 쪽에서만 산행을 못하고 괴산군 은티마을쪽에서는 산행이 가능한줄 알았는데
실제 구왕봉에서 지릅티재로 내려서 보니
희양산 오르는 능선에 목책을 세워 길을 모두 봉쇄하고
초소까지 지어 사람이 상주하면서 길목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대간팀들도 허락을 받지 못하면 모두 은티마을로 내려가야 한담니다.
그러면 희양산은 어느방향으로든지 오르지 못하는 산이 되어 버렸네요

 

일년에 한번뿐인 석가탄신일만 개방한다는데~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백지장도 맛들면 낫다.>
고사성어를 실감하는 장면 입니다.

 

 

등로 주변에는 멋들어진 소나무들이 많습니다.

 

 산(山)!
철따라 계절의 순환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산~

아주 오랜 기다림으로 스스로를 흔들어 나뭇잎도 바람도 사람도 불러 모우는~
모든 생명체의 푸근한 보금자리 ~
 

 지름티재에서 희양산으로 오르는 길은 거의 수직에 가까운 가파른 오르막길 입니다.
대부분 밧줄이 메어져 있어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눈 덮힌 겨울에는 좀 위험할것 같습니다.

 

 

왜 못가게 하는가?

올타리 치고 감시원 상주시키면

더 들어가고 싶은데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시루봉과 희양산 갈림길에서 무너진 성곽이 있습니다..

희양산 방면은 통나무 하나가 비스듬이 걸쳐 길을 막고 있지요.

 

여기서 은티마을로 가는 계곡으로  내려 섰습니다.

 

 사람이 쌓아 올린듯한 바위들

 

물소리가 또렸하게 들려 오는가?

어느듯 임도까지 내려 섰습니다.

 

때로는 태양도

구름속에 묻혀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네 인간에게 좋은 교훈이 될지도 모름니다.

 

하산길에  백두대간 희양산 표시석이 있네요.
등산객들의 표지와 작은 간판이 있는 갈림길이 있는데

작은 간판 방향은 왼편으로는 희양산, 오른쪽으로는 구왕봉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어느듯 성큼 다가온 중천의 가을빛!
산중에 들어서니
아! 숨결 짙은 이 향내

 

 

 

가을이 좋아 지는 것은
더위와 추위
가을은 어느 한켠으로 지우치지 않는

 
 그리고 열과 냉이 합쳐 혼신을 다한 투명한
결과물 낳는 계절이 아닌가?

 

 마을입구 개울가에 은티마을 주막집이 있습니다.
백두대간을 산행하시는 분들이 지나가다 막걸리 한잔 마시면서
흔적을 남겨 놓은 듯 합니다.

 

괴산 은티마을 남근석 

 

은티 마을은 여느 산골 마을처럼 계곡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합니다.

그 형세가 마치 여성의 성기와 같은 여근곡(女根谷)으로 이를 여궁혈(女宮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합니다.


 쌘 음기를 막기위한 풍수의 하나로 남근석과 전나무등를 심어 놓았다 하며
마을 유래비가 이 마을의 역사를 잘 말해 주고 있었습니다.

 

이 남근석은 하나의 선돌을 세운 것은 아니고.
약 120㎝짜리 남근석을 가운데 세우고 그 옆으로 조그만 돌들을 세워서 아기자기한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마을 제의 때 쳐놓은 금줄이 아직도 남아 있으며

 이 주위에는 아름드리 전나무가 세워져 있는데 300∼400년 정도 된 것이라고 합니다 

  

 

 원점회귀 산행이라 다시 은티마을로 돌아 왔습니다.

 

                                                                                                                                    <은티마을 입구 노송>

 

 추석 하루전날
등산인들에게 애물단지 같은 산인 희양산에 댕겨 왔습니다.

 

은티마을에 들어서니
또 하나의 계절을 보내는 듯 합니다.
 

가을을 저만큼 마중하는 무렵
하늘을 바라보고, 퇴색하는 산야를 바라 보노라니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렇게 다 벗어 버리고도 충만한데
저렇게 다 놓아 버리고도 충만한데

 

비워 둠으로써 충만해 질수 있는것
산에 안기면 깨달은 듯 하면서도

 

끊임없이 가지려고 하면서도,
늘 가진 것 없이 살아가는 나를 보기 때문 입니다.

 

산그늘을  벗어나니
다시 욕심의 그늘이 찾아 드네요

                                     <091002  안성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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