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공룡능선/천불동 산행 스케치

 

1. 일자 : 2008년 10월 03일(금)~04일(토) : 무박

2. 산행코스 :  설악동 소공원→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천불동계곡→비선대→소공원


3. 준비물

  (1) 기본장비 : 30L 배낭,스틱, 우의, 등산화, 호루라기, 지도, 휴지, 오버 자켓, 모자,공기베개,
                        반장갑, 등산복 상하, 수건, 스카프,  헤드랜턴, 다용도칼,수저세트, 칫솔치약, 1.0L물통, 고도겸용시계,

                         약품백, 카메라, 삼각대,카메라용 가방

  (2) 행동식 : 바나나 3개, 찰떡(1500원), 초크릿3개

 
4. 산행시각 안내

 

03:30 산행시작

04:15 비선대-갈림길에서 금강굴 쪽으로

06:30 마등령

08:26 1275봉 안부

10:44 신선봉

09:40 무너미 고개에서 천불동계곡으로

12:43 천당폭포

13:05 양폭포

13:40 오련폭포

15:00 비선대

15:45 소공원

   총 산행시간 : 12시간 15분

 

 5. 산행기     

             

공룡능선은 마등령에서 희운각을 잇는마천루 같은 삼각봉과 기이한 첨봉들이 퍼레이드를 벌이는
 백두대간상의 가장 멋스럽고 화려한 구간이 아닐까?
암봉과 암봉 사이에 깊게 가라앉은 안부가 있어서 요철이 극심하여
마음적으로 단단한 각오를 해야 하고 체력소모가 많은 구간이다.

 

 10월5일 밤 출장을 앞두고 10월 3일~4일 무박 설악산 산행을 하기 위해 며칠을 고심한다.
 지난번 장수대 안산 코스에서 무릎에 이상신호가 왔었다.
 산행지도를 펴놓고 또 다른 탈영계획을 세우는데 설악산은 한번 들어가면 마땅히 탈영하지도 못한다.
 등산거리와 시간을  눈대중으로 훑어만 봐도 질리는 멀고 먼 길이다.
 
 게다가 사진기와 삼각대 등 배낭 무게이다. 그래서 무게를 최소한 줄여보자
 기상청 날씨오보(?)를 예의주시 하면서 단풍도 괴안고 등산 인파도 적은 최적의 시기라 판단 배낭을 꾸렸다.
  배낭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게다가 카메라(렌즈포함, 악세서리 등) 거의 1.5kg, 삼각대 1.5kg(사실 사용할 시간도 없으면서~없으면 허전하다)


  에구구! 벌써 무릎이 저려오기 시작한다.

 첫날 밤 9시 30분에 집을 나서 버스를 타고 평택역에 10쯤 도착했다.

 

10월4일 새벽 03시30분에   
간단한 몸풀기로 시동을 걸어보고 설악동을 출발했다.  
새벽공기 기분좋다. 상큼한 새벽공기가 폐부로 스며든다.

 

비선대 삼거리에서 금강굴과 마등령 입성(여기서 왼쪽은  천불동계곡 가는길)

비선대에서 마등령까지 된삐알을 거의 3시간동안 오른다.
이름이 왜 마등령인가?

걸어 올라가기가 마디다 하여 그런가?
새벽 출발부터 지루하고 진땀나고 지겨운 거리가 시작되었다.

 

 마등령 오름길에 군데군데 비박하는 산우님들이 눈에 띈다.
잠든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같이 보인다.

 

헤드렌턴 불빛이 비치는 길만 따라 쉬임없이 오른다.
땀으로 벌써 옷이 젖을 정도이나 아직은 캄캄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일출시간이 06시 25분이나 오늘은 안개가 심하게 끼어 눈뜬 봉사가 된다.
괜히 무거운 삼각대를 지고 왔나?

 

 마등령은 설악산에서 대청봉과 공룡능선, 범봉등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마등령만한 곳이 없을 것이다.   
요즘 무박산행을 보면 일반적으로 비선대에서 좌측 마등령방향으로 공룡을 걸어 희운각까지 갔다가  
천불동으로 내려온는 원점산행이 대부분이다.  


거의 새벽 03시30분쯤 마등령을 오름질한다면 된삐알에 체력소모가 크고, 어듬속을 지나가야 함으로  
전체적인 설악의 조망을 보기위해서는 들머리를 천불동으로, 날머리를 마등령방향으로 잡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바램이다. 

  

 

 점점 밝아지기 시작하면서 눈앞에 바위와 소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08시 20분 1275봉 안부에 도착했다.
약 6시간 동안 어둠에~ 안개에~그냥 걷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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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75봉 꼭대기에는 무엇이 보이나

 욜심히 올라갔더니, 박무와 안개와 역광이 눈앞을 가리어 이렇게 보이네요

 

1275봉 안부에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1275봉 바위 정싱을 올랐다,
카메라 까지 메고 낑낑거렸는데, 안개와 박무로 전혀 세상을 볼수가 없다.

 설악의 날씨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멋진 설악산 풍경사진을 보면 날씨 좋은날 그것을 담은 진사님들은 축복을 받은게 틀림없다,

 

 이곳 공용능선은 기암이 너무 많아 이름도 모르고 그냥 눈으로만 보고 지나간다.
안산의 새거시바위(새벽에 거시기 하는 바위)보다 큰 새거시인것 같다.

아마 여기까지 걸어온 사람들 대부분은 체력이 소모되어 새기시바위? 생각할 여유도 없이 그냥 지나갈것이다.

 

역광으로 보이는 화채능선은 멀리 산록에 형성된 장대한 성곽같았고  
 성곽을 지키는 수문장 같은 바위(새거시 ---> 제가 지은 이름)가 버티고 있어   
난공불락의 성채 같은 위엄을 보이고 있다.   

 

박무와 안개속의 역광!  
골짜기 바닥에서 서서히 높아지는 그 톱니같은 능선은 박무와 역광속에서   
  범접이 불가능한 옛 강국의 요새처럼 보였다.

 

 등로옆 전망좋고, 경치 좋은곳을 모두 갔다와야 직성이 풀리니
사진에 담아도 어디기 어디인지 모른다.

 

그냥 공룡능선 1275봉 주변일 것이다.

 

여기는 천불동 방향 같다, 멀리 울산바위가 보이는것을 보니

 

역광받은 화채능선 끝줄기

 

 우측 용아장성 박무로 잘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좋으면 서북능 귀떼기청, 용아장성릉 봉우리들도 잘 보일텐데

 

 원뿔첨봉들의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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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능선의 안부에서 군데군데 우리나라의 계곡중 가장 발달한 봉만미와 암곡미로  
점철된 천불동의 경관을 내려다 보며 걸을 수 있다는다는 것은 능선산행을 하는 이들에게

가장 잊기어려운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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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력을 많이 요하는 장거리 공룡능선을 걷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것 같다.  
와우! 모두가 탄성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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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봉이 약간 햇빛을 받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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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의 솜씨앞에 잠시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지는 곳!  
1275봉에서 마등령까지 1200미터급 암봉과 침봉들의 퍼레이드  
숨이 막힐 정도로 황홀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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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져 금방 떨어질듯한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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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봉과 울산암도 박무를  헤집고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에이! 오늘 여기서 사진이나 찍고 ~ 내일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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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 마천루의 거리를 걷고있다.  
공룡능선! 왜 이능선이 무시무시한 이름인지를 ~마천루를 걷는 느낌으로 경험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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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채능선방향  끝에 칠성봉이 박무에 시달리고 있다.
제발 한번 처다보란다, 용아장성만 보질말고~

 

멀리 울산바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화채능선 방향 조망

 

 <공룡능선의 상징 1275봉 부근>
좌로부터 나한봉, 마등령, 1275봉, 범봉, 세존봉~~
박무에 잘 보이지 않으나~ 설악의 변화무쌍한 날씨에 요 정도면 감지덕지이다.

 

공룡능선에서 가장좋은 전망대가 있다면 신선봉 정상이 아닐까?  
신선봉이야 말로 천불동의 대부분, 가야동, 만물상, 용아장성을 바라보기에 최적의 조망처인 듯 하다.  
침식과 절리가 형성한 화려한 암봉과 협곡, 단애와 암릉으로 가득한 계곡경관에 탄복을 금치 못한다

 

우측 용아릉과 서북능선도 보이기 시작한다.
구름과 해가 숨박꼭질을 하는데 박무란 놈이 훼방을 놓아
구경하기 힘들었다

 

 신선대에 어느산님이 올랐다.
자일을 챙기는걸 보니 바위를 탈 모양이다.

 

신선봉에서 대청봉은 박무와 구름속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가끔 얼굴을 내 민다고 하는데~기다릴수는 없는 일이다.  
신흥사 산행 말머리가지는 15시까지는 가야만 버스를 탈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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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에서 단풍에 물든 등로를 따라 내려서니 무너미 고개가 나온다.   
무너미고개에서다시 천불동계곡으로 내려선다.   
  
천불동은 단풍이 절정이다.  
비선대에서 좌측 마등령방향 공룡능선을 지나 거의  9시간만에  무너미 고개에 도착.   
양폭위 천당폭포까지의 협곡은 단풍, 폭포, 소, 암곡의 연속. 컬러판 축제가 벌어졌다  

 

천불동 협곡

 

역시 초반은 가파른 돌계단길이다.  

계곡을 만나면서부터는 비선대에서 올라오는 등산객과 내려가는 등산객이 등로가 혼잡하다.   
등로를 비켜서지 않으면 사진도 찍을수 없을 정도이다.  
  
특히 천당폭포 부근부터는 비경이 시작되는데 비선대 까지는 풍경을 담을 곳이 너무 많고 다.  
사진기만 들이 된다면  한 폭의 산수화가 바로 나타날 정도이다.

 

천당폭포  
천당폭포 앞에 다가서면  
"속세를 떠나 온갖고난을 겪다가 이곳에 오면 마치 천당에 온것같은 느낌리 든다고 하여
천당폭포라 한다 라는 아내 표지판에서 발췌" 

 

 

단풍 꽃다발을 목에 건 기암  

 

 

양폭포(위쪽에서 조망)    

 

 

 양 폭포   

 

갑자기 구름이 휘감더니 소나기가 한차려 퍼 붙는다.    
천당폭부근에는  단풍이 절정인것 같다. 仙界에 온 듯한 황홀경에 빠져 정신을 놓고 등로에서 멍청하게 양옆에 풍경만 처다본다.   
과연 천불동계곡은 한라산의 탐라계곡, 지리산의 칠선계곡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계곡이라 함에 전혀 부끄럼이 없을 정도다.

 

내가 좋아하는 오륜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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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빛 계곡물!  참으로 고운 색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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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면암 !  
새벽 4시쯤, 비선대에서 왼쪽 천불동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없었다.  
캄캄한 곳에서 혼자 산을 타자니 귀면암에 귀신이 나올것 같아  
마등령 방향 공룡등어리를 밟았다.  
에구! 등짝에 지고온  삼각대는  비선대 갈림길에서 숨겨놓고 올걸!   
막심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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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 산행은 천불동~무너미고개~신선대~천불동

 약7시간정도 B코스를 탈려고  했었는데  
요놈의 귀면암 때문에 A코스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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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대 장군봉 암벽에 매달린 암벽 매니아들!~  
갑작스런 소나기에 천불동 계곡의 풍경은 더 이상 담지 못한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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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법 굵어지는 소나기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들이대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들이 될수가 없다.  
  
구라청(기상청)의 일기예보만 굳세게 믿고 우산 안가져 온것이 후회 스럽다.  
하산하는 등산객 모두가 비에 젖은 생쥐꼴이다.  
그래도 얼굴에는 웃음만땅!~ 이 정도의 비에는 천불동의 아름다움이 보상해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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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기가 뽀뽀하는 장면인가? 연인들의 입맞춤은 아닌것 같고~  
여기도 이름좀 지어야 할텐데~  
뽀뽀뽀 바위 ~ 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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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능선은 이제 설악산 산행을 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신있게 다녀왔노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산행코스로 자리잡았다. 
등산로도 몇년전 보다 많이 다듬어 져서, 걷기가 편해졌다 
 
그러나 공룡의 이름이 바뀐것은 아니다. 
산행중에 등산로를 이탈해서 주변풍경을 담는 진사님들은 일반인들보다 더 많은 체력과 산행속도가 요구된다. 
 
호기심 많은 어설픈 진사! 안성산꾼~ 
솔직히 공룡능선 등산로 주변 등로를 이탈하여 경치 좋은곳은 모두 오르내렸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광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면 함께온 산우님들에게 큰 피해를 줄수도 있다. 
나홀로 찾아온 설악도 아니고, 45명이 단체로 움직여야 한다. 
 
오늘도 나의 산행과정에 대해 반성을 해 본다! 
이젠 황홀한 유혹에 너무 빠져들지 말아야지 
나는 아직도  山을 잘 모르는 어리비리 산꾼이다.
 
오로지 공룡을 다녀왔노라고 얘기하기 위해 공룡을 찾는 사람 속에 한사람이 아닐까? 
언제쯤이면 山을 알 것인가?

올가을 느즈막에 다시한번 오련다!
공룡능선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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