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봉산에서 썬그라스 끼고 지리산을 훔쳐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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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07년 11월25일(일)
◎산행코스 : 빼재 ~수정봉 ~덕유삼봉산 ~ 소사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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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떠나가는 가을을  잡을 수는 없지만
그냥 그니의 뒷모습을 지켜 보고 싶었다.

 

11월 25일 달력을 보는 눈길이 오래 가 있다.
홀로 남은 12월이 안쓰러워서 일까?

세월이 감을 인정하고 싶지않는 거부의 몸짓일까?


복잡하고 북적거리는 일상을 떠나
작은 공간에서 추억을 만들어 보고도 싶었다.

 

요 며칠 기온이 뚝 떨어지고, 산간지방에는 폭설까지 내렸다.
눈 덮인 삼봉산의 모습을 꿈꾸며, 스패치, 아이젠, 장갑, 방풍의 등 겨울 등산장비를 챙긴다.

산자락에 멋진 상고대와 소사재 노란 낙엽송 단풍을 볼수 있을라나, 춥고, 눈이 내렸다는데
괜한 착각속에 뒤범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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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빼재에서 삼봉산 소사재까지 등산한다.
짧은 산행거리지만 눈이 왔을 경우 겨울산행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산행이다.


항상 마음으로만 그리워하던 내 고향땅!
빼재로 한걸음에 내달려갔다.

빼재는 말 그대로 으시시 하다. 잡아먹은 짐승의 뼈가 많다하여 뼈재인데

경상도 발음으로 빼재라고 했단다.


내 고향 땅이니 좀 상세히 알려야 겠다.

덕유산(해발 1,614m) 산줄기와 덕유삼봉산(해발 1,254m - 전북과 경남의 경계)을 잇는
백두대간 상의 고개 이름이 빼재이다.

다시 말해, 국도 37호선 무주와 거창 경계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 새로 만든 표지석 뒷면에는 빼재에 대하여 이렇게 적혀 있다.

 

삼국시대부터 신라와 고구려, 백제의 접경지역이었기에 전략의 요충지로서,
역사의 격동기마다 수많은 전투가 이곳에서 치러졌고, 그에 따라 수많은 민관군이 이곳에 뼈를
묻어야만 했다.


또 숱한 국난 중에서도 임진왜란 당시 왜구와 맞서 싸울 때 이곳의 토착민들은 험준한 지형 속에서
산짐승들을 잡아 먹어가며 싸움에 임했고 그 산짐승들의 뼈가 이곳 저곳 널리게 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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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10분에 신풍령휴게소 뒤 대간길로 들어섰다. 

거창방향 50m 지점에서 절개지 왼편으로 올라 된삐알을 오름질 한다.


앙상한 나뭇가지와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이 가을의 끝을 알리고 있다.

잡목과 싸리와 억새가 사이로 보이는 수정봉 정상 하늘은 새파란 물감을 칠해 놓은듯 하다.
수많은 리번의 전시장인 주능선에 올라서면 비로소 여기는 백두 대간길임을 알려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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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이건뭐야! 오늘 산꾼이 오랜만에 고향산에 왔다고, 이렇게 반겨주는 것인가?
산 아래 안개와 파란하늘!

 

눈앞에 펼처진 조망과 산그리메는 산꾼들에게도 흔하게 만날수 없는 풍광이다.

이런것을 보고 자연이 그려낸 수묵화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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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할 삼봉산 
상고대는 없지만 파란하늘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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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거창 쪽으로 보이는 시계는 압권이다.
동쪽의 수도산에서 시작하여 가야산, 남쪽의 시루봉과  남서쪽의 금원산, 기백산

일대 산군의 장쾌한 능선이 만들어내는 파노라마는 너무 아름답다.

 

멀리로는 지리산 천왕봉의 웅장한 모습도 조망된다.
굶주린 늑대가 먹이를 만난 것처럼 황홀경에 빠져 허둥거리며 사진을 찍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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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쌔미기재를 지나 바위앞에서 휴식을 취하는 산님들! 
이렇게 자연스런 모습은 자연을 닮아가기 때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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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쪽 방향 ~산자락 만 보이게 카메라를 살짝 들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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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님들은  모두 떠나고, 바위는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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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쪽에 눈을 돌리니, 고제면 산자락을 너머면 웅앙면과 그뒤 수도산이 아스라이 보일듯 말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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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봉산 가는길은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고개가 있고 봉우리도 있고
<대간길은 인생길이다>라는 산꾼들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오늘 우리는 대간길을 간다, 산너머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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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방향~ 빼재에 이어진 백두대간의 능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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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풍경에 취하여 정신없이 오름질하니, 드디어 삼봉산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삼각점(무풍311)과 덕유삼봉산 비석이 있다.


서쪽 멀리로 백두대간 너머 눈 덮인 향적봉이 보이고,
북으로는 멀리 민주지산과 가까이 대덕산이 봉계리 마을과 함께 보인다.
동쪽으로는 수도산에서 가야산, 시계방향으로 거창 감악산, 우측에 기백산, 멀리 지리산까지 조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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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복 받은 날이다.
삼봉산 암릉정상 나만의 비밀장소에서 약 30분 동안 낮잠을 잤다.


어릴적 생각이 난다. 여름철 소몰고 산자락에 오르면, 비행기가 산아래로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이곳 삼봉산에는 산나물이 많아, 어릴적에 할머니로한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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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봉산에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산나물을 캐러 갔었는데,

호랑이가 젊은 며느리는 물어가고 시어머니는 살려 두었다.


동네 장정들이 며느리 시신이라도 거둘생각으로 심봉산에 갔었는데,

호절곡재에서 며느리 비녀만 남고 시신은 없었다는 이야기
아마 호절곡재도 며느리 잡아먹은 호랑이때문에 지어진 이름이 아닐까?

 

모두 산에서 다 내려가고, 대간꾼들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는 고향이니, 좀 늦어도 마음이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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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얼마나 많은 대간꾼들이 지나갔을까?
리본의 전시장이 되버린 백두대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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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봉산 정상과 암봉사이에서 마주친 작은 산봉우리와 고제면~
 기우는 해를 등진 산그늘이 너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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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에서 다시 산그늘을 뒤돌아 보며~
저기 눈 덮인 산그늘을 상상하며 다시 찾아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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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에서 덕유산 향적봉을 바라보며
산마루 희끗희끗한것은 무주 스키장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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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봉가기전 또 다른 암봉
마치 비행기 차창 밖으로 내려다 보듯것 같은 착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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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 주변 바위~
야간에 대간 뒤는 산꾼들의 세수대야
반대편 구위구멍에 얼굴을 들이대면 바람에 세수 한다.

 

삼봉산을 지나 가파른 내리막이 이어진다.
낙옆속에 얼음이 녹아있어 하산길이 미끄러워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다.


배낭에 매달린 스틱을 꺼내들고, 천천히 내려간다.

군데군데 눈이 조금씩 쌓여있다,
한번 미끄러져 길다란 흔적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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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진 내리막을 다 내려서니 눈앞에 들어나는 확 트인 시야에

한 폭의 그림보다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져 있다.

길게 줄지어 곧게 자란 낙엽송!  황금빛 단풍 보이지 않으나, 산허리에 가꾸어놓은

배추밭과 어우러져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다가 온다.


멀리 보이는 대덕산 삼도봉 어께에 휘감은 구름과 봉계, 탑선마을의 가옥들이

전형적인 풍경화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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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본 입석바위~
암릉에서 소사재를 내려올때 나침반 역할을 하며
반듯이 입석바위를 보고 그 방향으로 내려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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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밭이 가까워지고, 일몰후 출입을 금한다는 농장 울타리문을 통과하여, 눈앞에 소사고개가 보인다.
소사고개를 바로 앞두고 길게 자란 낙엽송 사이로 비치는 하늘빛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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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중에서도 백미는 낙엽송 단풍이거늘
단풍은 가버리고~ 낙엽송만 푸른 하늘을 지키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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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재 산허리에 배추밭 풍경
배추값이 금값인데~
속은 없지만 한포기에 500원, 차떽이로??, 서울에는 3,000원 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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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행 날머리를 알리는 낙엽송의 환송행렬~
조아! 조아!~

안성산꾼! 니 마 잘가라 안카나?

담에 또 오거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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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궁! 탑선수퍼 아짐씨가 쉬어가라니, 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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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파란하늘! 고개를 들어 또 처다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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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올라오는데~
신탄진 휴게소에서 전화가 왔네요.

해가 나무위에 걸려, 움직이지 않는다고요.


해결사 안성산꾼님이 언능 오셔야 된다나요~

일단 화장실을 들린후, 어허! 오른쪽 어린이 놀이터앞 나무에 걸렸네
뜨거워서 다른사람들은 가가이 가지도 못하고 ~

 

그런거이 아니구요!

지는해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
안성산꾼을 해가 기다리고 있었지요.

 

해를 나무위에서 내려 서해안으로 보내주고 ~ 집에 왔습니다.
오늘 산행의 마침표를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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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봉산의 가을!  
오래 붙들어 둘수 없음을 아쉬워 하며 
맑은 하늘 멋진 조망을 보는것 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삼봉산의 가을은 한마디 안부 인사도 없이 떠나 버렸다. 
내년에 어김없이 그자리에 올것을 약속하며~ 
 
비행기 차창밖으로 내려다보듯, 
멀리 펼쳐지는 일대산군의 장쾌한 능선이 만들어 내는 파노라마 
자연이라는 경전의 백두대간 부분을 온몸으로 느끼며 
 
망망대해 파도타기를 하면서 
높은산 낮은산 얼싸안은 백두대간 
대한민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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