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산에서 대관령 옛길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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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大關嶺)~
동해바다와 강릉을 찾는 길손은 이 대관령에 올라서야
영동에 오게 됨을 설레는 마음으로 느낀다.
옛 선비들의 말을 빌리자면 대관령은 산과 하늘이 맞 닿은 곳이라 했다.
아흔아홉 구비 한양으로 과거보러 갈때 넘기가 가장 힘들었다는 고개라고 한다.
아마 짚신싣고 댕기는 옛날에는 그랬으리라~
지금이야 고속도로가 산 중턱을 가로질러 다리와 터널 몇개를 거치면 강릉이니
대관령은 잊혀져가는 지명이 되어간다.
오늘은 제왕산을 거쳐 예전의 아흔아홉 구비의 괴나리 봇짐에 짚신을 싣고넘은 선비들의 흔적을 찾아
대관령 옛길을 걸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자 한다.
좀 느리게 살고 싶은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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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날짜 : 2008년 2월 17일(일요일)
2.걸었든길 : 구 대관령 하행휴게소- 제1전망대 - 제왕산 - 노송군락지 - 계곡길 - 대관령 옛길 - 대관령 박물관
↗옛 대관령 휴게소의 모습
문명의 이기인 차를 따라 새로생긴 고속도로는 백두대간의 허리인 대관령 고갯길을
예전과 다른 모습으로 바꾸어 놓았다.
옛 대관령 휴게소 자리는 이젠 더이상 통행차량이 없어서 썰렁하기만 하다.
쉴수있는 휴게소 시설들은 모두 폐쇄되었고 거대한 풍력발전기만 우두커니 서 있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왜 등산객들은 대관령 옛길을 찾아오는가?
음~
오늘 대관령 옛길을 걸어면서 생각좀 해 봐야 겠다.
↗ 山의 품속에 안기는 등산객들!
눈길을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제1 전망대에서 선자령을 바라보고
선자령은 대관령 옛길이 처음 생길때부터 언제나 그자리에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자리잡고
변한것이 있다면
자연이 아니라 사람들이 산허리를 파내고 터널을 뚫어 ~~
흉터자국만 남기고~
↗제왕산에서 능경봉을 뒤돌아 보고
대관령에서 가장 높은 능경봉이 믿음직한 모습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능경봉방향으로 고루포기산(백두대간길)을 거쳐 오목리(황태 말리는곳)으로
작년에 댕겨 왔다.
↗제1 전망대에서 본 선자령과 구 대관령길
대관령 깊은 숲속에 옛길이 온전하게 남아 있어 도로가 뚫리지 이전, 까마득한 옛날에 괴나리 봇짐을 걸머지고
대관령을 넘나들던 옛선비의 여유로움을 느낄수 있다
↗선자령의 풍력발전기를 줌으로 다시 보고(왼쪽)
山 보다도 더 가까이 다가서는 풍력 발전기~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나이가 들어 간다는 것일까?
↗ 동해 바닷바람이 대관령을 넘다 잠시 쉬어가는곳
날씨가 청명하여 파란하늘과 풍력발전기 날개는 찹쌀궁합
↗1975년 개통된 영동고속도로는 대관령 휴게소부터 강릉 성산까지
아흔 아홉구비를 구비구비 돌아 내려갔지만
요즘은 고가도로와 터널을 직선으로 연결하여 비행기를 타고 날으는 느낌이다.
↗대관령은 <울고 넘는고개>라고 한다.
옛날 관원들이 대관령에 올라 동해 바다를 보고 세상끝에 당도했다고 눈물을 흘렸고
부임후 임무를 마치고 돌아 갈 때 그동안 정들었던 생각을 하며 울면서 갔다하여 생긴 이름이라 한다.
↗ 제왕산 직전에 거쳐야 할 수문장 돌탑!
하얀 눈, 검은바위, 파란하늘~
↗ 제왕산 정상석에 인감도장을 찍고
제왕산 정상은 해발 840미터이다.
그다지 높은산은 아니지만 정상에 오르니 발아래로 동해와 작은 동네같은 강릉이 그리운 자태를 보인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고사목은 대관령 옛길 추억을 간직하고
대관령 옛길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새나 다닐 험한 길 하늘에 걸렸고
이 길을 가는 나도 半空을 걷고 있다.
連이은 산들은 눈나려 희고
물골수에는 햇살이 붉게 비친다
千里 먼길 開海는 아득도하고
운연은 자욱히 끝이 없구려
천하를 유역하려던 平生의 뜻은
오늘사 먼곳까지 달리게 되다
-남당 한원진
--->대관령 옛길을 걸어가면 남당 한원진님의 시비가 있다.
↗원래의 대관령길은 일본 강점기 도로가 개설되기 이전
중종때 강원도 관찰사 고형산에 의하여 길의 모습으로 태어났으며
일본 강점기 시기인 1917년 신작로 상태의 도로가 되었으며
1975년 고속도로(영동)가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일반도로가 되어버린 것이다.
옛 영동고속도로 고갯길을 구비구비 두어번 꺾어내려오면
대관령 옛길로 접어드는 싯점이 있으니 이곳이 반정(半程)이다.
↗ 멀리 동해바다를 굽어보며 ,해풍을 맞고 자라서인지 노송 하나하나가 참 운치가 있다.
쭉쭉뻗은 금송들을 보고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이구동성으로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을 이야기 한다.
이심전심이라 할까? 나라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껴본다.
↗제왕산 끝자락에서 바라본 오봉댐 여기부터 계속 내리막길이다.
바위 노송 고사목이 어우러져 풍치를 더한다 .
↗여유로움을 풍겨주는 노송들이 묵묵히 지나는 이 들을 지켜볼 뿐이다.
↗대관령 옛길은 령의 중간에 위치한 반정(半程)에서 내려가는 코스와
대관령박물관이나 가마골로 올라가는 코스가 있다.
↗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펜션, 눈이 좀더 많았으면 좋으련만~
가마골에 들어서니 여기저기 주막같은 식당과 최근에 지어 보이는 팬션이 눈에 들어 온다
양지바르고 산세가 완만하고 깨끗한 물이 옆에 있어
전원생활에 뜻을 둔 분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곳이다.
↗원울이재를 지나는 등산객들!
고을원들이 땅끝까지 왔다며 동해바다를 보고 울음 울었다는 원울이재
↗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래로 자라는 고드름!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막집!
괴나리 봇짐에 짚신을 신고 오르 내리던 옛선비등의 역사적 향취가 어려있는 곳
시간을 되돌리려고 애를 써 보았지만~
↗ 떠나고 도착하는 길손들이 엇갈리듯 이들이 풀어냈을 사연을 이어갈 빈터에 다시 세운 주막집
그 옛날 강릉에 살고 있는 선비들이 한양에 과거보러
괴나리봇짐 하나 메고 한양길을 재촉하던 길손들이
쉬어가던 주막은 이제 터만 남아 과거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옛 선비들이 차림으로 넘나들던 흔적들을 만날 수 있는데 ~
작은 돌탑과 계곡을 돌아서면 얼음속에서 들리는 상쾌한 물소리는 봄을 재촉하고 있다.
↗대관령 박물관 옆 대관령 옛길 표지판
신사임당이 대관령을 넘으면서 멀리 강릉에 계신 어머니를 그리워하여 지었다는
<사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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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신 어머님을 강릉에 두고
이 몸은 홀로 서울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흰 구름만 저문산을 날아 내리네
- 사임당-
대관령 옛길은 이처럼 時空을 초월하여 사색하며 거닐기 좋은 산길 이었다.
↗ 대관령 정상에서 굽이굽이 돌아 흘러내린 계곡의 맑은물이 만들어낸 얼음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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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옛길!
대관령 옛길은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한양으로 가던 길이자
강릉의 해산물과 농산물이 선질꾼의 지게에 실려 영서로 넘어가던 길이다.
그곳에는
파란 하늘과, 시원한 노송
믿음직한 산그리메가 있었다.
능선이 서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과 기암괴석, 요즘 보기드문 소나무 군락지가 잘 어우러진
대관령 숲 속에 들어가면 마치 대자연의 포로가 된 것처럼 쉽게 나올 수가 없다.
제왕산에서 대관령을 돌아 내려오는 맑은 물이 폭포와 소를 이루며 흘러
여기 박물관 앞에서 커다란 얼음산을 만들어 놓았다.
그 옛날 ‘대굴령’의 운치를 느껴보려는 마음
대관령 깊은 숲속에 온전하게 남아 있는 옛길을 걸어면서
좀 느리게 사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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