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걸이는 보았는데 갓은 없고(함양 괘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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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산울림 산악회)
거창/함양 주변 山들은...
지리산,삼봉산,백운산,황석/거망산, 금원/기백산....익히 알려진 山들 이지만
괘관산(掛冠山, 1,252m)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갯뻘속에 진주라고 하면…지나친 표현일까?
의외로 원시림을 잘 보존하고 있는 ....함양의 명산이다.
산행 들머리..날머리는 전형적인 육산이지만
정상은 거대한 바위암반으로...
바위 좌우는 수십 길 절벽으로 되어 있어
주변경관과 함께 지리/덕유/금원/기백/황석/거망산의
마루금을 한눈에 바라보는 특급전망대….
괘관산(掛冠山, 1,252m)…
괘관(掛冠)이란 “나라에서 제수한 관(冠)을 쓰지 않고 걸어둔다”는 뜻...
“산의 형상 두 봉우리가 마치 관(冠)을 걸어 놓은 것 같다”고 해서 불러 왔던 산..
그러나 정상석 이름은 계관봉(鷄冠峰1,252m)으로 되어 있다.
우리는 괘관산을 올랐는데…계관산 정상석은 어딜 갔을까?
물론 바위암봉 위에는 괘관산 정상석이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
산의 이름이 계관봉(鷄冠峰1,252m)으로 바뀌어.....
조금 떨어진 안부쪽에 정상석이 있었다.
산행지도에도
괘관산이란 글자도 없지 않는가?
1. 산행등로 : 빼빼재 - 감투봉 - 이정표 - 헬기장 - 정상 - 암릉지대 - 삼거리 - 은행마을(6시간)
백운산과 괘관산줄기를 반으로 잘라놓은 원통재....
빼빼재라 부르기도 하는 이 곳이 산행 들머리이다.
넑직한 고갯마루 빼빼재는 인적없이 쓸쓸한데..
평택 산울림 산우님들로 잠시 시끌벅적하다.
잠시동안 산행 단도리를 마치고...
주저없이 숲속으로 스며들자
도심에서 느끼지 못한...가을이 진하게 스며들고 있다.
괘관산 오르기까지 된비알 사면길은
초입부터 거친숨을 토하게 만들고 ...
빼빼로 재에서 걸어 올라온 산길...
점점 높아지는 고도에....
세상 모두가 산꾼들에게 머리 조아리는…
암튼 기분좋은 시간이다.
서쪽으로는 서래봉(1,076m)너머
백두대간상의 백운산(1,279m)이 우뚝 솟아있고,.....
오랜만에 보이는 산너울……너무 아름다운지라
배고픔 마져 잊어버리고….
다시 비교적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오르니
세 번째 헬기장이 나오고,..
남쪽으로 멀리 지리산 천왕봉(1,915m)과 반야봉(1,732m)의 능선과
덕유산 능선도 손에 잡힐듯 아름답다.
저먼곳 지리의 천왕봉에서……반야봉 까지 이어지는 마루금!
반야의 궁둥이가 이렇게 이뿔 줄이야….
눈으로 보는 지리종주…
잠시 몸과 마음이 고정된채로 서있다…
후미 조의..
여유로운 모습..
소슬바람이 귓전에 살랑되어…..
뒤돌아보니 지나온 능선너머로
원통재로 연결되는 도로가 조망되고...
부드러운 육산….오솔길 같은 등로를 따라 올라보니
눈 앞에는 감투산(甘投山 1,035m) 표지석이 버티고있다.
감투(甘投)란….
맛있는 열매를 많이 준다는 의미…아마 먹을 열매가 많은 산인가 보다.
감투산에서 산너울을 굽어보니…..
백운산(1,279m)에서 동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상에 서래봉(1076m)을 빗고
빼빼재(원통재) 로 떨어졌다가 다시 솟구친 봉이....
감투산(甘投山 1,035m)이 아닌가?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능선 끝에 서니 가야할 괘관산 근처 무명봉과
천황봉의 모습이 선명하게 조망된다.
괘관산 정상석은 흔적만 남아 있고…..
정상 한참 아래 안부에 아래에 큼지막한 정상석 계관봉(鷄冠峰1,252m)을 세워 두었다.
듬직한 괘관산과 천황봉 마루금을 바라보며 가는길 ..
이미 가을문턱을 넘어선 절기 탓일까 ?
듬직한 괘관산과 천황봉 마루금을 바라보며 가는길 ..
해발 1,252m 이곳은 이미 가을문턱을 넘어선 것 같다…
정상에서 아래로 ….탈색되가는 잎새와 풀잎을 보면서 ....
한때 풍미했든 시절...
젊음의 영화를 애써 접으며 ..
쓸쓸히 쇠락을 향해가는 모습이...
마치 나이들어 가는 사람의 모습과 흡사하여
저들만의 슬픔으로 느껴지진 않는것 같다.
암릉지대를 지나고..
정상에서 가을하늘을 만끽하며..
입이 떡 벌어질 정도..
지금까지 부드러운 육산의 모습을 하고 있던 산세가...
정상을 지나면서
이토록 옹골찬 바위산을 빚어 놓았는지...
신(神)이 빚은 그림 …….
여기 바위 봉우리가 괘관산 정상이다.
몇해전에 조그만한 괘관산(掛冠山, 1,252m) 정상석이 없어져 버리고
정상석을 심어놓았든 흔적만 남아 있다.
우뚝하게 솟아오른 암봉군은 괘관산 정상길을 따라
오십여미터 길다랗게 뻗쳐있고 옆은 직벽의 절애를 이룬다.
멀리서 바라볼때 괘관산 정상부근은....
부더러운 억새초지 처럼 보이지만....
싸리나무와 철쭉들이 ....
억새와 뒤엉켜 등로를 장악한 사나운 곳이었다.
아들,딸 결혼시킨후
집 떠난 보낸 부모의 모습같은....
독야청청 산야를 호령하는 듯한..
천상천하 유아독존 괘관산 암봉
뒤돌아 본 천황봉과 정상암반의 그림자
30여분간의 괘관산정 휴식을 접고...
떠나고 싶지 않은
암봉을 내려 은행마을 하산길로 내려선다
족적이 희미하고 잡목의 방해가 있었으나
그리 심하지 않은 남능하산길...
등산로가 아님을 강조한 팻말이 붙어 있으나..
등산로라기 보다는 나물길이 맞을 듯 하다.
은행마을로 내려서는 등로를 왜 막아 놓았는지
알수가 없다.
은행나무 마을 입구
전형적인 시골마을…….잘 익은 감나무가 우리를 반겨주는 듯
조우 도열해 있고…..
도심에서 실감하지 못했든…진짜 가을….
어허! 메밀밭과 정자..
그리고 익어가는 감나무….
가을이…바로 이런 것 이구나
삼계탕으로 배를 채우고…
은행마을 동네 한 바퀴……
역시 가을은...
정자 옆에 …..우리를 태우고 갈 관광버스가 보인다..
특급 전망대에서 정신없이 보낸 시간들…..
이제야 시장기가 돈다…
가을....
글자 하나만으로도 부자같은..
높은 가을의 모습
서늘한 가을 바람에
잠자리도 추운 듯..
은행마을은 300년동안 이어져 오는 돌담과..
수령 1000년의 은행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 때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개관산(掛冠山)을 순우리말로 풀이하면 '갓을 걸어놓는 산'
즉, '갓걸이산'이란 뜻이 되는데....
뾰족한 봉우리에 걸어놓을
갓이 어디에 있을까?
참 시간이 빨리 흘러 갑니다.
벌써 가을문턱을 넘어 선것 같군요
이곳 괘관산에는…..
정상에서 아래로 아래로 탈색되가는 잎새와 풀잎을 보면서 ....
봄, 여름 가을 겨울……..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나이……
허허허….
.물들어 가는 잎새와 초목이 즐겁게 보이지는 않는것은..
나이 탓일까?
20111002 함양 괘관산에서
안성산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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