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빈자리

          유하


미루나무 앙상한 가지 끝

방울새 한 마리도 앉았다 날아갑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바로 그 자리

방울새 한 마리 앉았다 날아갑니다

문득 방울새 한마리 앉았던 빈 자리가

 

                                                                                비봉산의 달 .....군
우주의 전부를 밝힐 듯 눈부시게 환합니다

실은, 지극한 떨림으로 누군가를 기다려온

미루나무 가지의 마음과

단 한 번 내려앉을 그 지극함의 자리를 찾아

전 생애의 숲을 날아온 방울새의 마음이

한데 포개져

저물지 않는 한낮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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